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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질병을 앓는 노인과 중증환자가 늘면서 간병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중국 동포 간병인까지 줄면서 간병비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 해외 동포로 제한된 외국인 간병인 시장을 동남아시아 국가 등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까지 간병인으로 일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 5월 간병도우미료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7%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통계에 해당 지수를 편입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최근 외국 국적 간병인이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
현재 요양병원에 취업이 가능한 비자는 중국 및 구소련지역 등의 거주 동포가 대상이 되는 방문취업(H-2)와 재외동포(F-4) 비자다. 이러한 기준 탓에 내국인과 동포의 비중은 6대4 정도다. 이처럼 간병인 시장의 주요 종사자라고 할 수 있는 동포의 유입은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코로나19나 중국 인건비 상승 등 다양한 이유로 국내 간병인 시장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서다.
김기주 선한빛요양병원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국가간 출입국 제한이 강화되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가 줄었다"며 "중국과 우리나라의 소득 격차가 줄었다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서 우리나라까지 와서 간병인을 할 요인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간병인 종사자 부족은 간병비 부담을 높이면서 '간병 파산'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다.
보건복지부의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2019년 일평균 간병비는 8만3745원 수준에서 지난 2021년 8만8180원 소폭 상승했다. 그렇지만 지난해에는 일평균 간병비가 10만1201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4.8% 급등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3월 실시한 '의료현장 사례조사'를 봐도 간병비는 하루 10만~17만원, 월 300만~500만원 수준에 이른다.
문제를 풀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 등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이 국내 간병인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중국 동포 등에게만 간병인 취업이 허용되지만 다른 국적 출신의 전문취업(E-7)과 비전문취업(E-9) 비자 소지자에게도 간병인 시장을 개방하자는 것.
그러면서 외국인 간병인에게는 차별적인 최저시급을 지급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충희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동남아 등지에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인력이 언어교육을 받고 우리나라에 오면 의료 전문인력이 공급될 것"이라며 "미얀마 대사 또한 '미얀마에서는 간병인의 월급이 40만원대인데 우리나라에서 160만~170만원을 받게 돼도 임금을 상당히 많이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관련해 정부에서는 난색을 보인다. 내국인과의 일자리 경쟁, 언어와 전문성의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간병 분야는 환자와의 언어적 의사소통이 중요하고 간병 업무에 따라 요양보호사 등 관련 분야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도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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